DJ Station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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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Station 후기
저녁 10시 30분경에 나와서 11시경에 도착했다. 생각한 것보다는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들어가기 전에 우선 편의점에 들렀다. 숙취에 좋은 음료를 하나 갖췄다. 그리고 7/11의 직원에게 숙취 관련한 다른 것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주저없이 FOD(Friend of Drinker)를 주었다. 받아 들고는 패킷의 포장을 뜯었는데 하얀 캡슐이 3개 들어 있었다. 포장지에는 태국어만 쓰여 있어서 내친김에 같은 직원에게 복용량에 관해 물었다. 2개를 술 마시기 전에 먹고, 나중에 마시고 나서 나머지 한 알을 먹으란다. 그래서 그렇게 먹고 남은 한 알은 주머니에 넣었다.
SOI 2.... 실롬의 메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여러 다른 장소들이 생겨나서 예전과 같은 위상은 없는지 모르겠지만 게희들의 go to place…. 다른 곳도 가볼까 했지만 일단 오늘 저녁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보고 나서 결정하기로 했다.
입장 전에 소지품 검사를 한다. 들어갈 때 소지품을 맡기는 곳이 있는데 별다른 것을 들고 오지 않아서 그냥 통과했다. 직원이 주머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다분히 형식적인 절차이다.
검문기를 지나기 전에 신분증 검사를 한다. 핸드폰에 여권을 찍어 놓은 것이 있어서 그걸 보여주고 지나갔다. 입장료를 받는데 400밧. 하필이면 500밧 현금이 가장 깊숙이 들어가 있어서 어렵게 꺼냈다. 입구에서 시간을 지체시키면 괜히 다른 사람들 눈치 보일 것 같아 서둘러 내고 음료 교환권을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바가 있다. 음료수를 즐비해 놓았는데 DJ 스테이션에 오면 주스 팩같이 생긴 저그에 술을 마셔 버릇해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한 잔 달라고 했더니 150밧을 내라고 한다. 그래서 주고 위스키에 섞을 음료를 고르라고 한다. 크랜베리가 있으면 그걸 시키려고 했는데 그건 없고…. 무난한 오렌지 주스를 시켰다. 위스키병의 1/3을 저그에 따르고 오렌지 주스를 담았다. 한가득 얼음과 오렌지 주스, 위스키가 묵직했다. 오늘도 빨리 취하겠구나.
음료수를 들고 안으로 향했다. 우선 메인 무대로 향한다. 총칭해서 DJ 스테이션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SOI 2의 바와 댄스 스테이지 중 하나가 DJ 스테이션이고 그 이외에도 많은 술집이 모여있다. 마침 드랙 쇼가 진행 중이었다. 마돈나의 에비타 중에서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를 부르고 있다. 무대와 가까운 장소는 이미 풀로 찬 것 같아서 주변에 타원형으로 된 바에 음료수를 놓고 서서 보았다.
마돈나가 저 역할을 한 건 진짜 의외였다. 작품이 워낙 좋아서 누가 해도 아카데미 상을 거머쥘 수 있는 역할이었지만 평단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목소리 힘도 좀 약하고. 프라이스야 워낙 무대극에서도 그 역할을 했고 해서 크게 튀지는 않았는데 두드러지지도 않았던 것이 좀…. 차라리 걔가 중심이 돼서 극이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체 게바라도…. 난 안토니오 반데라스 팬이지만 체 역할은 좀…. You Must Love Me 리믹스도 좋았을 텐데 여기는 돈 크라이 포 미로...
드랙쇼는 셀린 디옹, 다이애나 로스, 리아나, 그리고 메들리를 불러서 누구를 이미테이션 했는지 불분명한 사람 한 명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첫 번째 주자도 마돈나를 이미테이션하지는 않았다. 뒤에 백댄서들은중에 여자들은 그나마 나았는데 남자 댄서들은 조금 더 동작을 정확하게 했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았다. 그냥 의상에 비해 춤 실력이 못 따라온 느낌…. 공연이 끝나고 출연자들이 마지막으로 나와서 인사하고 들어갔다.
공연이 끝나고 앞에 있던 인도 친구하고 조금 말을 섞어 보았다. 어디서 왔느냐, 방콕을 어떻게 좋아하느냐, 공연은 어땠냐 등등. 그리고 시답지 않은 날씨 얘기와 서로의 건강을 묻고 헤어졌다. 마시던 음료를 리필하러 다시 초엽의 바로 갔고 음료수를 다시 채운 후 50밧 잔돈은 팁으로 주었다. 음료수를 들고 들어간 곳이 지오디. 한국 노래만 틀어주는 곳이다. 근데 나도 그전까지는 그다지 신경 쓰고 있지 않았는데 한국 노래 중에 영어가 대부분이 힙합 음악들이 꽤 있는 건 거기서 알았다. 가사도 안 들리고 이펙트도 너무 많이 들어가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음악들. 스테이지를 보고 있는데 우리 태요미들이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다. 춤추는 것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걸그룹 춤을 추면 좀 동작이 걸리시해지는데 어떤 사람은 똑같은 동작을 해도 걸리시하지 않게 보였다. 끼가 없는 스타일. 아무리 촉촉하게 미스트를 뿌려도 금방 건조해지는 피부처럼 당최 바뀔 여지가 없어 보였다.
설렁설렁 나오는 음악에 몸을 흔들다 술에 꽤 취한 것 같았다. 다시 DJ 스테이션으로 돌아가서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는데 누가 나를 보더니 스윽~ 하고 몸을 훑었다. 이런 플러팅.....권장해. 나도 같이 그 친구의 몸을 훑는다는 게 그만 그의 꼭짓점을 잡고 비틀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해명하기도 그렇고 서로 웃으면서 플러팅한 것으로 만족했다. 게다가 난 이미 취할 대로 취해서 빨리 그곳을 나오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가기 전에 지오디 무대의 맨 구석에서 추는 춤을 따라 춰봤다. 역시 어려웠다. 여기 사람들은 지네들끼리 모여서 춤 연습을 하나...싶었다.
DJ 스테이션을 나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볼트를 불러서 귀가했다. 12시 반 정도. 한 시간 반을 집약적으로 놀았던 것 같다. 졸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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