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하노이 여행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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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통창으로 보는 하노이의 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야경이 반짝반짝하고 넓은 호수는 서늘했다.


그렇게 자고 해가 중천에 떴을때쯤 나온 우리는 로비 카페로 내려와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면서 아프리카tv 시청자들과 무엇을 할지 고민하였다. 

확실히 1박 25만원짜리 호텔이 참 좋긴 한게 욕조도 넓직하고 화장실이 첫날 호텔방만하였고 침대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피곤함이 다 풀려있었다.

그렇게 일단 우리는 밥을 먹기로 결정하고 밖으로 나왔다.


우선 우리는 간밤에 봤던 호수를 직접 보기로 했다.

가는데 처음엔 길을 헤메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서 "감으로 다니지말고 지도보고 다녀" 라고 쿠사리를 먹었다. -_-;

(동행자는 방송을 하기도 하고 돈을 흘려먹고 다니기 때문에 길찾기와 돈계산은 내가 담당하기로 하였음)

아무튼 두 호수 중간에 긴 뚝방길이 있어서 호수를 보기 좋았다.

그리고 가다가 중간에 왠 사원이 있어서 거기도 둘러보았다.


그 앞에는 거북이를 파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있었는데 웃기게도 이 거북이를 산다하더라도 딱히 들고갈 곳이 없기때문에 다시 호수에 풀어줘야만 한다.

그럼 이 아저씨들은 그 거북이를 잡아다 또 팔고 창조 경제가 되는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새로 알아낸 것이 우리가 어제산 삿갓이 여자용이란 것이다. 

여자들은 우산같은 삿갓을 쓰고 남자들은 패랭이처럼 챙있는 모자를 쓴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쓰고다녔는데 알고나서도 계속 쓰고다녔다.


하노이의 여름은 습하고 덥다.

심지어 가게앞에 스프레이 머신이 있어서 물방울을 날린다.

처음엔 어푸푸 하면서 피해다녔지만 어느새 '하아 시원해' 하는 지경이었다.


구시가지까지 걸어가기로한 우리는 그냥 그랩을 타기로 했다. ㅎ


그리고 내려서 반미라는 음식을 먹었다.

바게뜨 빵에 샐러드 불고기를 넣은 음식이다.

빵껍질 뜯다 이빨 나가는줄 알았다.

그리고 고수 향이 뽱 터졌는데 우리는 둘다 입맛이 둔해서 그게 고수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ㅎ;;


반미를 먹고 우리는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베트남에 간다니까 사람들마다 마사지를 받으란 말을 해댔고 동남아에서 유명하다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참 돌아다니기만 하다 "저기 가보자" 하고 가게를 정했다.

앞에 가니까 딱붙는 노란 끈나시티를 입은 실장분이 BJ냐면서 디스카운트 해주겠다며 자기네로 오라그랬다.

멀끔한 타일이 깔린 마치 경기도 외곽 미용실 같은 분위기의 마사지샵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준비가 됐다는 싸인과 함께 우리는 올라가게 되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은 좀 어두컴컴했다. 또 안에는 조용한 음악이 틀어져있었고 호롱불같은게 켜져있었다.


방에 들어가니 침대 2개가 있고 커튼이 있었다.

우리는 각자 침대에 누웠고 정중해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들어오시며 커텐이 쳐졌다.


마사지라해서 막 시원하게 근육이 다풀리는 그런걸 기대했는데 그런건 없고 기름칠해서 문지르기만 하였다.

그래서 속으로 '뭐야 이게' 이러고 있는데 옆침대에서 막 까르르 웃는 소리가 나는것이었다.

'왜 저러지' 이러고 있는데 마사지를 하던 손이 내 가랑이 사이에 들어갔다 나왔다.

나는 당황했지만 '아 원래 '장요근'까지 마사지하는건가?' 이러고 눈을 딱감고 있는데 손이 고환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었다.


옆침대에서는 당황한듯한 소리가 막 나고 있었고 나는 '아 이래서 쟤가 저러는거구나'하고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아주머니는 이상한 OK싸인을 하며 뭔가 싸인을 보내었지만 나는 "잇츠 오케 잇츠오케" 하며 일어섰다.

그리고 우리는 나가기로 하고 옷을 입었다.


아주머니 두분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두손모아 정중하셨고 뭔가를 바라는 눈치셨다.

나는 팁을 2만원 가량을 주었고 두분은 아주 환하게 웃으셨다.

(나중에 베트남 덕후 시청자가 2만원은 꽤 큰 팁이라고 했다. 당시 베트남 하루일당이 12000원이니 큰돈이었다.)


나와서 당황한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진정하기로 하였다.

우선 둘다 고환이 만져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입닫고 모른채 있었던 것도 웃겼다.

또 내 동행자를 담당한 아주머니께선 "꺼플? 꺼플? 보이쁘렌?" 이러며 질문을 하였다는 것이다. (티났나..?ㅋ)

그리고 동행자가 커플 아니라고 하니 손놀림이 거칠어졌다고 한다.

또 동행자는 무슨 아주머니가 자기한테 관심이 있어서 만진줄 아는데 내가 그건 아니라며 원래 이런 비즈니스라며 딱 알려줬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해가 져갔다.

우리는 뭘먹을까 고민하였다.

그때 베트남 덕후 시청자가 "자기가 자주보는 아프리카 bj가 있는데 그사람이랑 먹으면 어떻겠냐고 추천하였다.

나는 참 싫었지만 동행자가 합방하자면서 가자고 했고 결국 따라가게 되었다.

한참 돌아다니며 해매던 우리는 어느 노점식당에서 그 아저씨들을 만났다.


깡마른 한명은 베트남에 사는 한국인 BJ, 과장님 분위기의 한 사람은 한국에서 막 온 그사람 방송의 큰손?

우리는 앉아서 밥을 먹었는데 왠 토마토 국물에 파인애플 미나리같은게 있고 샤브샤브같이 해먹는게 있었다.

시큼한 토마토 파인애플 국물이 입에 안맞았고 또 불편해서 속이 얹히는줄 알았다.

거의 다먹어갈때 쯤 온몸에 미백크림을 바른 새하얗고 쪼끄만 여자 둘이 오는 것이었다. 

말로는 합방 어쩌고 하는데 기생같았다.

분위기를 파악한 나는 빨리 가자그랬고 계산하고 나왔다.


불편한 식사를 하고 나온 우리는 '기찻길 마을'로 가기로 하였다.

가는길은 꽤멀었지만 걸어가기로 하였다. 소화시킬겸.


그런데 하노이에는 길에서 참 이상하게 생긴 옷들을 많이판다.

반팔 와이셔츠인데 레몬 바탕에 야자수 잎이 막 있질않나, 사과에 파인애플에...홍학이 그려져있고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그걸본 우리는 옷 욕심이 생겼고 1시간을 돌아다니며 쇼핑한 끝에 반팔 와이셔츠와 반바지를 샀는데 내 동행자는 야자잎, 난 레몬이었다.

이때 내가 실수로 돈을 10배를 더주었는데 착한 할머니께서 "볫남 머니!! 매니 제로 !!!" 하며 껄껄껄껄 웃으며 돌려주셔서 크게 안도했다.


만족스럽게 옷과 커피를 사고 길을 걷는데 길에서 왠 여자가 남자한테 맞고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충격을 받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아하였다. 가정폭력의 현장을 본 우리는 시청자의 말대로 그냥 지나쳤다.


기찻길 마을로 가는 길은 꽤 험했다. 어두웠고 도로가 깨져있었고 물이 고여있고 힘들었다.

한참 헤메이니 기찻길이 보였고 음악소리와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아 여기구나"

우리는 돌아다니며 구경하였고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 불빛도 없는 길 거의 마지막에 왔을때 왠 할머니가 우리를 막 붙잡는 것이었다.

우리는 괜찮다며 손사레를 하고 길을 가려는데 할머니가 한사코 우리팔을 잡아끌었다.

근데 갑자기 "띵띵띵띵띵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기차가 오고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깜짝놀라서 할머니네 가게로 뛰어 들어갔다.

곧 기차가 지나갔는데 기차는 생각보다 빨랐다.

하마터면 치어죽을뻔했지만 그 풍경은 너무나 생경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같은 느낌..?

기차가 떠나자 사람들은 언제그랬냐는듯 돌아다녔다.


지금은 이 기찻길 마을이 사라졌다고 한다ㅜ


그리고 오는길에 너무 더워서 파파야 쥬스, 석류 쥬스를 또 사먹었고 호안끼엠 호수 공원에서 토크 야방을 했다.

이때쯤에는 어느새 그 베트남 덕후 시청자와 정이 들었다.

그 사람은 우리를 흰둥이 검둥이라고 불렀다. 

(나는 흰모자 흰티 ,동행자는 검은모자 검은티였기 때문)


호안끼엠 호수의 밤은 마치 습식 싸우나같았다.

미세한 물방울이 피부에 닿는것처럼 습했다.

하지만 관광객과 장사꾼들이 북적대고 풀벌레 소리 우는 감성에 젖어 낭만있었다.

낭만에 젖어 나는 풍선아줌마가 파는 풍선을 사자고 했는데 동행자가 "저런거 다 바가지야 사지마" 해가지고 안샀다.


그리고 메이데빌호텔이라는 곳에 왔다.

호텔에는 서양인들이 많았다.

짐을풀고 씻고 나와서 우린 다시 배가고파졌다.

참고로 베트남 음식은 양이 쩍어서 먹어도 먹은 느낌이 안난다.

그래서 우린 호텔앞 편의점 탐방을 하기로 했다.


내 동행자는 계속 초코우유랑 빵같은걸 먹으려그러길래 내가 "베트남에서만 파는걸 먹자"면서 이상한 것들을 샀다.

와서 먹어보니 만두같은건 썩은내가 나서 토악질이나서 변기에 뱉어버렸고 코코넛 쥬스도 이상했다.

컵라면은 이상했지만 참고 먹을만했다.

그렇게 편의점 음식 먹방을 하고 잠이들었다.


내 동행자가 야릇한 분위기를 잡았는데 나는 피곤해서 생각도 없었고 그냥 잤다.


그렇게 3번째 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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